연애하다 보면 나는 처음부터 을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을이 된 나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을이라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결론은 을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상대에게 나는 어떤 존재인가를 고민하게 되기도 한다. 오늘은 이렇게 자신이 연애의 을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모습은 어떤 것인지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1. 상대가 나에게 함부로 대해도 참는다.
연애에서 을이 된 사람의 경우 상대가 나에게 어떻게 한다고 해도 참는 편인 경우가 많다. 특히 내가 더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의 경우는 상대의 행동이 나를 힘들게 한다고 해도 참게 되는 것이다. 연인이 갑이라고 스스로 심리적으로 느끼고 있는 사람이기에 상대가 나에게 어떻게 해도 그 사람의 기분이 상할까 싶어서 오히려 내 감정보다는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끌려가면 끌려갈수록 연애라는 것은 더 나를 을로 만드는 행동인 것은 분명하다. 상대 역시도 자신이 함부로 해도 이 사람은 나를 정말 좋아하고 있기에 나에게 다 맞춰줄 것이라는 쓸데없는 자만심이 들기도 한다.
2. 헤어지자고 할까 봐 두렵다.
연애에서 을이 된 사람은 상대가 '헤어지자'는 말을 할까 봐 두려워지기도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화날 것 같은 행동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을인 사람은 내가 을인 것을 알면서도 상대와의 연애가 끝이 날까 봐 걱정하며 연애를 유지하기 때문에 상대방에게서 헤어지자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이런 관계일 때 특히 갑인 사람이 '헤어지자'는 한마디를 하면 을은 심리적으로 쉽게 무너지기도 한다. 상대의 이별 통보에 괴로운 마음이 들고,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는 자신만의 강한 생각 때문에 더 쉽게 상처받는 것이다. 그러나 연애는 언젠가 끝이 있기 마련이다. 을로서 힘들게 연애하는 것보다는 상대와의 행복한 연애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자신을 위한 선택일 것이다.
3. 상대에게 맞춰주고 있는 나를 본다.
을의 입장에서 연애 하면 때론 연애가 즐겁다는 느낌보다는 상대에게 매번 맞춰주는데 애쓰는 나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한두 가지 상대가 좋아한다며 맞춰주다가도 나중에는 상대가 원하는 대로 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대에게 맞춰서 행동하는 것이 스스로가 기쁘지 않고, 힘들다고 생각하면서도 상대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는 것이 맞는다는 생각에 자꾸 상대에게 맞추고 있다. 내가 상대에게 맞추지 않으면 상대가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맞추려고 할 수 있지만, 연애는 서로 맞춰가는 것이다. 모든 것을 상대에게 맞추기보다는 상대가 나를 이해해 줄 수 있는 연애를 하는 것이 행복한 연애로 가는 길이다.
4. 나를 희생하며 상대를 만난다.
연애라는 것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면 가장 좋은 관계일 것이다. 그렇지 않더라도 서로 함께 있을 때마다 즐겁게 지낼 수 있거나 행복한 관계가 되었을 때라야 연애하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나를 희생하며 상대를 만난다면 행복하지 않다고 느껴진다. 그러나 을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희생하더라도 갑인 연인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만족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을 오래도록 지속한다면 갑인 연인의 입장에서는 을의 이런 행동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상대가 늘 그렇게 해주길 바라는 관계가 되어버린다. 이러한 관계는 연인이라기엔 한쪽의 희생만 바라는 관계여서 결국 한쪽이 권태로움을 느끼게 되거나 한쪽이 그 관계의 한계를 느끼면 깨질 수밖에 없다. 사랑한다고 해서 희생할 필요는 없는 관계임에도 자신을 희생하면서 상대와의 관계를 이어 나가려는 행동은 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5. 상대의 연락만 기다린다.
연애에서 갑인 사람은 상대의 연락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전전긍긍한다거나 연인과의 약속을 위해서 내 시간을 온전히 비워두진 않는다. 하지만 을인 사람의 연애는 갑인 연인이 나에게 연락할 것을 대비해서 잡히지 않은 약속에 모든 시간을 비워두고 상대를 가장 우선순위로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내가 주말에 다른 일을 할 수 있거나 내 시간을 잘 사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연인 위주로 일상이 흘러가게 된다. 그래서 만약 연인이 바빠서 약속을 잡지 않는다면 혼자 남겨진 마음이 더 외롭고 힘들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을의 입장이 되면 연인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연인에 대한 기대만으로 연애를 이어 나가기에 연인과의 연락이 잘 이어지지 않거나 기다리던 데이트를 하지 못했을 때는 자존감이 떨어지고 우울감을 느끼기도 한다.
6. 데이트 약속은 상대의 손에 있다.
내가 원하는 때에 상대를 만나기보다 상대가 원하는 때에 데이트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그중 나와 시간이 잘 맞아서 데이트하는 것이 아니라면 상대는 굳이 내 시간에 맞추려고 노력하지 않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다 보면 나는 상대에게 맞춰서 연애하려고 하는데, 상대는 나에게 맞추지 않는다면 상대의 마음이 내게 없다는 것도 보이기도 한다. 물론 마음이 없어서가 아닐 수도 있다. 다만 을보다는 갑의 마음이 더 크지 않다는 것이 확연하게 느껴지기에 속상하고
7. 상대는 사과하지 않는데, 나만 매번 사과한다.
연애하면 일방적으로 한쪽만 매번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주변 친구들이 보았을 때도 분명 별것 아닌 행동인데 과도하게 사과를 한다거나 상대는 평소에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는데, 을인 사람만 사과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행동을 보면 평소에 주도권은 바로 갑인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행동이다. 을인 사람은 갑의 마음이 상하지 않도록 상대의 기분을 확인하며 자주 사과를 하게 된다. 이런 행동이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상대의 페이스에 말려들기 때문에 을의 입장에서 벗어나기 더 힘들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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