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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별 후유증을 앓고 있다...

by 천명화 2023. 10. 9.

너무 좋아했던 사람을 떠나보내는 일은 절대 쉽지 않다는 것에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조금 덜 좋아했더라면, 그 사람의 이별 신호를 보낼 때 내가 빨리 먼저 헤어지자고 했더라면, 그 사람의 이별을 말하기 전에 좀 더 내가 잘했더라면... 다양한 가설을 세워보면서 그 사람과의 관계를 조금이라도 개선했더라면 이렇게 아프진 않았을까? 라면서 자신을 탓해보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시간은 흐르고 흘러 이별이라는 종착역에 다다른 것이다. 이렇게 이별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감정은 과연 어떨까. 어떤 모습이 바로 이별후유증인 것인지에 대해서 오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첫 번째, 현실 부정
이별하게 되면 상대가 나에게 이별을 통보한 것에 대해서 '잠시 마음이 혼란스러워서 한 말일 것이다', '욱해서 그런 걸 거야.' '금방 돌아올 사람이야'라면서 이별한 현실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싶어 한다. 그리고 내가 이렇게 부정하고 있으면 그 사람의 마음도 원래대로 돌아와서 다시 평소처럼 곁에 있어 줄 것이라는 생각으로 현실을 부정하고 이별을 인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래서 초반에는 상대와의 추억이 가득한 물건이나 사진을 버려지지 못하고 계속 부여잡고 기다리는 모습을 보인다. 자꾸 이별한 것 같지 않고 꿈에서는 그 사람이 나오면서 왠지 모르게 핸드폰에 연락이 올 것만 같아서 핸드폰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울리지 않은 핸드폰을 보고, 마지막 연락을 바라보면 우리는 진짜 헤어졌구나! 하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두 번째, 억울함
헤어지고 나서 상대가 계속 연락이 오지 않으면 내가 뭘 잘못했는데, 이별하게 된 것이냐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상대도 나에게 잘못한 것이 이렇게도 많은데 어떻게 나에게 이별을 말할 수가 있는지 속상하고 비참하다는 기분이 들게 된다. 이별을 먼저 말한 것이 상대방이라는 것도 억울하고, 그동안 내가 잘해줬던 모든 행동도 갑자기 억울해진다. 사랑해서 잘해줬지만, 상대는 내 사랑을 그저 가볍게 여긴 것 같아서 슬퍼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그저 그 마음이 먼저 끝났기에, 아직 유효한 사랑을 끌어안고 있는 이가 더 힘들고 슬픈 마음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세 번째, 분노
상대가 이별을 통보한 것에 대해서 시간이 지날수록 화가 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그래도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서 연인이 나를 떠났다는 것에 대해서 현실 부정도 해보고, 이럴 수는 없다며 억울함을 주변 사람에게 토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그렇게 사귀면서 잘했는데도 불구하고 상대가 나를 버렸다는 행동에 대해서 배신감과 분노를 함께 느끼게 된다. 나를 버리고 네가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자는 생각도 해보면서 헤어짐에 대해서 복수를 다짐하기도 한다.

 

 


네 번째, 애절함
분노가 일었던 것도 잠시, 시간이 지날수록 헤어진 연인을 보고 싶고 그 사람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토록 내가 사람을 사랑한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상대를 좋아하는 마음이 더욱더 간절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상대에게 잘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결국 돌아오지 않는 사람인 것을 알게 되는 순간도 이때이다. 이런 순간이 되면 상대는 더없이 차가워지고 냉정한 모습으로 확고한 이성을 드러낸다. 너무 힘들지만 차라리 상대를 처음부터 만나지도 말걸. 좋아하지 말 걸 하는 후회감도 함께 밀려든다.

다섯 번째, 좌절
여러 가지 감정들이 오가게 되면서 상대방에게 매달려 보기도 하고, 내가 힘들다는 티도 내본다. 그러나 결국 돌아오지 않는 연인의 반응에 절망스러운 마음을 느끼게 되고, 우울감과 함께 좌절하게 된다. 그동안 나를 좋아해 줬던 연인이라는 존재를 잃게 되면 나를 지탱해 주던 사람이 없기에 자존감도 떨어지게 되고, 더는 우리의 관계가 나아질 수 없다는 상황을 인지한 순간부터 더 깊숙한 밑으로 가라앉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그 사람이 내 세상이었던 것처럼 느껴지고, 그 사람 없는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고 느끼기도 한다.

여섯 번째, 현실 자각
이 모든 시간이 지나고 나면 급속도로 자신의 현실을 자각하는 순간이 된다. 이별을 인정하게 되고, 이제는 그 사람 없이도 잘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별의 후유증으로 인해서 더는 사람을 좋아할 수도 없을 것 같고, 때로는 뭔가 하고 싶지도 않고 더는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을 할 수도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사람과 나를 위해서는 이별이 맞을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된다. 이별은 아프지만 내가 이별을 통해서 상대방과 나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깨닫는 순간이 든다. 결국 이별은 그 사람의 잘못으로 인해서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연인과의 모든 관계를 통해 여러 날이 쌓여서 이루어진 결과라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일곱 번째, 극복
헤어지고 한동안은 그 시간이 힘들 수 있지만, 많은 사람이 말한다. '이별을 낫게 해주는 약은 시간이다'라고 말이다. 이별이라는 경험을 통해서 인생에서 겪어볼 수 없는 큰 소용돌이 속에 빠진 것과 같은 경험과 감정의 동요를 느껴보게 된다. 이후 이별을 받아들이고, 조금씩 자기 생활을 찾아가면서 극복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언제까지고 그 사람 때문에 지쳐서 나뒹굴고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다른 데 집중을 해보기도 하고, 일부러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보기도 한다. 일상을 되찾지 못하면 오히려 더 괴로운 법인데, 새로운 일상을 되찾으면서 오히려 자존감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서 조금씩 즐거움과 행복함을 느끼기도 한다.
극복까지 다 오고 나서야 내가 이별했고, 상대도 이 이별을 통해 느끼는 것이 있었으면 좋겠고 서로 잘 살았으면 하는 생각에 다다른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때쯤에야 내가 한 사랑을 무사히 마쳤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별 후유증으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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